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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꾸러미 편지(23주)

조회 수 6477 추천 수 0 2012.06.12 17:51:44
IMG_0112.JPG : 제철꾸러미 편지(23주)

안녕하세요. 지면으로나마 여러분에게 처음 인사드리는 김 상균입니다.

가족과 친우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약 17여 년 동안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던 회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현재 조안면 시우리에서 비슷한 연배의 형, 동생과 함께 처음으로 논과 밭을 일구고 있습니다.

지난 일 년여 동안 많은 고민 속에서 귀농 교육을 받고 농사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수많은 귀농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달달 외울 정도로 보고 또 보고 나름 구상도 해 보았습니다. 또한 작물에 대해서도 작게나마 심어보는 등 실습도 해보고 인터넷 동영상 등을 통해 학습도 해 보았으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지금 실감하고 있습니다.

처음 작목반에 들어와 키워 보겠다고 했던 작물은 깻잎, 완두콩, 가지 그리고 방울토마토였습니다.

모든 작물이 파종, 정식 그리고 수확에 이르기까지 지역적으로도 편차가 심하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지형과 토양에 따른 편차가 심하다보니 그동안 이론으로만 준비했던 것이 모두 허사가 되어 아직도 여러분들에게 제가 정성껏 키운 작물을 선보여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사도 초보, 작목반에서도 제일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려있습니다. 제 수입은 그 다음이겠지요.


며칠 전 잠깐이나마 내린 비로 인하여 노지에 심어져 있는 가지와 방울토마토가 한층 더 색이 짙어지고 커 보이는 것이 제때 수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초보의 조급함 때문일까요? 늦었지만 나름 잘 자라고 있는 작물을 보며 적기에 수확하여 제공하지 못한 미안함을 잊지 않고 더욱 더 정성과 사랑을 들여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면으로나마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제철꾸러미 편지 23주)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제철작목반의 최용석입니다.

맛있는 열무 김치 잘 담그셨나요? 저희도 (실은 저의 옆지기님의 혼자의 수고로)김치를 담가 이집 저집과 나누어 먹고 있습니다.

오늘 8일 오전까지는 무더운 날씨이더니 목마른 대지의 갈증을 풀어주는 시원한 비가 내렸습니다. 하늘이 한방에 이 대지를 적셔줘 갈증을 달래주는군요. 고대하고 고대하던 비입니다. 정말 고맙고 고마운 비입니다. 그러나 해갈을 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저희 마을 제일 높은 곳에서 농사짓고 있는 친구는 지금도 경운기 2대를 이용하여 물을 퍼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모내기를 못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을 대고 있습니다. 이나마도 마을 저수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여하튼 올봄과 초여름은 가뭄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고착되지 않길 바라면서 빗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인한 채소의 변화는 어떤 모습들이 있을까요? 우리 촛불님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이 가뭄에 자란 채소들의 맛과 모양에 대해 한번 주의를 기울여 보는 시간도 되었으면 합니다. (오이맛이 좀 쓴가요? 무 맛이 좀 매콤한가요?...)

오늘 아침에는 삽질을 하였습니다. 경운기가 들어갈 수 가 없어 거름을 주고 삽으로 땅을 팝니다. 작은 면적이라 시도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몇삽을 뜨고 이내 지쳐 밭을 둘러보니 온통 하얀 나비들 천국입니다. 무청위에도 호박꽃에도 오이꽃에도 양배추위에도 하얀 나비들이 앉았다 날았다를 반복합니다. 아무래도 함평 나비축제를 이리로 옮겨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농꾼들에게 나비는 그리 반가운 곤충이 아닙니다. 나비의 이쁨 뒤에 있는 나비 애벌레들의 채소 갉아먹음은 감수해야 할 결과물이니까요. 그런데 삽질하는 반경에 나비가 내려앉습니다. 아 요놈봐라 잡을까 말까 생각하는데 농부의 마음을 살짝 엿보았는지 다시 날아가버립니다. 들짐승(고라니, 맷돼지등)과 곤충들과의 공생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꾸러미를 보내면서 다음주 예상품목에 대한 고민을 해 나가는데 그것을 좀처럼 정확히 알려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 뜨면 나가서 달빛을 보며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이라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해의 이 가뭄과 무더위 속에서 작년과는 또 다른 수확시기의 변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숙고해서 편지글에 올려드리도록 노력하겠고요 그럼에도 최종 결정되는 내용은 매주 금요일 만남과 변화 카페 제철작목반 게시판에 올려 놓도록 하겠습니다. 의견도 올려주시고 일상도 올려주심 고마울 듯 싶습니다.

무더위를 즐기는 건강한 여름 나시고요 이주간 마음의 풍요와 평화가 가득한 나날 되시길 바라면서 이만...

 

이번 주간 공급 생활재 - 아욱 또는 얼갈이, 오이, 깻잎, 샐러드양배추, 양상추

다음 주간 공급 생활재 - 샐러드 양배추, 완두콩, 오이, 중파, 상추(?), 깻잎(?), 풋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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